자궁경부 원추절제수술을 받은 후의 임신은 일반적으로 조산이 증가된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 조산율은 걱정하는 것만큼 높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조산의 빈도는 전 세계적으로 약 8-10%이며,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조산 빈도는 2020년 기준 8.5% 였습니다. 2017년에 발표된 메타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자궁경부 원추절제수술을 받은 후의 임신에서 조산율 (37주 이전 분만)은 수술력이 없는 대조군(5.4%)에 비해 증가하였으나, 실제 조산율 자체는 10.7%였습니다.
한편, 자궁경부 원추절제수술 시 제거한 자궁경부 조직의 두께에 따라서 조산의 위험성은 달라지는데, 제한 조직의 두께가 10-12 mm 이하인 경우에는 조산율이 7.1%였고, 20 mm 이상인 경우에는 조산율이 10.2%로 더 높았습니다.
2019년에 발표된 메타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자궁경부 원추절제수술이 조산율 증가와 연관이 있으나, 예방적 자궁경부 봉합술은 조산을 감소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1년에 일본에서 발표된 연구에서도 자궁경부 원추절제술의 과거력이 있는 산모 1,389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 자궁경부 봉합술이 조산의 빈도를 낮추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최근 연구들에서는 자궁경부 이형성증 자체가 조산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인자로 작용한다는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따라서 미국 및 영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의 진료 지침에서는 모두 ‘자궁경부 원추절제수술의 과거력 자체가 자궁경부 봉합수술의 적응증이 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자궁경부 원추절제술을 받고 5년 이내에 임신한 1,075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에 따르면, 자궁경부 원추절제술을 받은 환자 중 향후 임신에서 자궁경부 봉합술을 시행한 군에서 조산율이 10.6%로, 수술을 시행하지 않은 군의 4.3%에 비해 조산의 빈도가 유의하게 높았으며, 여러 가지 교란 변수를 보정한 다변량 분석에서도 조산 위험도가 2.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1년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하여 17년간(2002-2018) 자궁경부 원추절제술을 받고 임신한 단태아 8,322명을 포함하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이 연구에서도 앞선 국내 연구와 동일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즉, 자궁경부 원추절제술을 받은 여성 중 향후 임신에서 자궁경부 봉합술을 받은 경우 조산율이 8.34%로, 수술을 받지 않은 3.15%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습니다.
특히 이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경부 길이와 무관하게 약 임신 15주 이전에 자궁경부 원추절제술의 과거력만을 가지고 자궁경부 봉합술을 받은 경우, 수술을 받지 않은 경우보다 조기진통 및 조기양막파수의 빈도가 각각 4.1배, 1.6배 높아졌고, 궁극적으로 조산의 빈도가 2.4배 증가하였다는 사실입니다.
절제한 자궁경부의 깊이가 1cm 이상인 경우나 두 번 이상의 자궁경부 원추절제술을 받은 경우에는 3차 병원 산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임신 18-22주 사이에 자궁경부 길이를 측정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또한 이 시기에 자궁경부 길이가 2.5cm 미만으로 짧아진 경우에는 프로게스테론 질정을 통한 약물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궁경부 원추절제수술의 과거력이 있는 산모가 이전 임신 시 조기양막파수 또는 조기진통으로 인하여 조산한 경험이 있으면서, 동시에 임신 24주 이전에 측정한 자궁경부 길이가 2.5cm 미만으로 짧아진 경우에는 자궁경부 봉합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